[카테고리:] day-by-day

  • 아주 오만한 사람

    아주 오만한 사람

    을 알고 있다.


    이건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어릴 때부터 무척 똑똑했다.

    머리 쪽으로는 빠른 습득력과 학습력, 기억력이 좋았던 모양이다.

    특히 언어영역에서는 천부적인 감각이 있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남달리 똑똑하고 성적도 매우 좋았기 때문에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중,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미국 박사 과정에 거쳐서 교수가 되었다.

    실패나 어려움을 경험하지도 못했고,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그 사람은 타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그저 자기 주변에 병풍, 장식물, 또는 지나가는 어떤 사물 1, 2로 생각했다.

    일상 생활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 사람은 타인의 탓을 하기 바빴다. 사회 탓, 정치 탓. 그리고 젊은 세대 탓. 학교 탓.


    사실, 머리가 좋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타인의 잘못으로 돌릴 수 있는지 몹시 잘 알았다.

    …몹시 잘 알았다.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잘 활용했고,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주변 사람을 쉽게 희생시켰다.

    그 사람은 어디에서부터 자신의 영혼이 잘못된 길에 들어섰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이혼을 당해서 교수실이 있는 복도에서 전화기에 고함을 마구 지르면서

    ‘네가 감히’

    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그런 단어를 쓰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이혼에 자기 잘못이 단 하나도 없었으며 모든 것은 아내나 자녀의 문제였다.

    가족이었던 사람에게 돈은 절대로 줄 수 없었고,

    모든 걸 자기 손에 쥔 채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렸다.


    그 사람은

    자기 제자에게도 매우 가혹했다.

    페이퍼를 읽고,

    제자들에게 쉽게 너는 초딩이니 라는 단어를 썼다.

    그 초딩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상징을 알면… 저 사람은 절대로 주변에 두어선 안되는 사람.

    그 사람은 타인을 몹시 무시하며,

    함부로 평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맨 처음에 그 사람을 만난 다른 이들은

    매우 유능하고 잘난 교수님이라고 받들어 모신다.

    그래도 일부 특출난 구석은 있어야 교수가 될 수 있으니.

    처음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그 다음엔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니까.

    교수생활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

    찾아오는 제자가 한 명이 없고,

    분명 어딘가 특출나지만,

    제대로 된 논문도 없다.

    남이 쓰거나 제자가 쓴 논문에 대한 비판은 그토록 잘 하지만

    자기는 논문 하나 써서 해외에서 인정 받지도 못한다.

    종신 교수 직함에 있어 논문을 열심히 쓰지 않아도

    재직은 계속할 수 있겠지만

    관성과 타성에 젖었고

    타인을 비판하는 데만 그 좋은 머리를 쓰며 낭비하고 있었다

    타인이 새로운 것들이나 발견에

    매우 신기해하며 호기심이 많을 때

    그까짓 거 라는 태도로 매우 심드렁했다


    그 누구보다 칭찬과 인정에 목바른 사람

    타인에게,

    이 사회에 ,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공부를 잘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한 공부가 과연

    이 사회에 필요했을까.

    그 공부는,

    그저 꼬박꼬박 받는 월급을 보장받기 위한 공부였을까.

    새로운 거에 대한 호기심도

    도전 정신도 모두 상실해버리고

    심지어 타인에 대한 지지는 커녕

    도전을 하는 사람을 쉽게 깎아내려

    발목 마저 잡으려고 하는 모습만 남았다


    저 사람이 나이가 불혹이 넘어서도

    자기 자신을 어린 시절 처럼 떠받들여주길 원하는

    자기 가족, 자기 주변 사람을 돌보는 것조차 못하는

    아주 오만하고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아주 무능한 사람.


    이건 그냥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제일 쓸모없는 사람에 대한 데미 진실 같은 이야기를.

  • ChatGPT의 단점-더 이상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하거나

    ChatGPT의 단점-더 이상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하거나

    퇴근 후 아무 생각없이 끄적끄적했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글임. 사실상 아무말 대잔치

    GPT가 출시된지 6개월 밖에 안지났는데 엄청나게 빨라졌다…
    장점도 엄청나고,
    단점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건 바로 ‘정답’ 처럼 보이는 대답을 바로 주는 것.

    그럼 착각하게 된다

    아 gpt한테 물으면 바로 대답이 나오네.

    몇 년 전 대학원에 있을 때도 느꼈던 점인데
    어떤 연구과제를 할 때도 그렇고
    대체로 단기 성과에 엄청 치중하는 경향이 있던 게 더 심화된 느낌…

    그 때 느꼈던 건 연구비를 이만큼 줬으니
    나 대신 너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그 만큼 ‘정답’ 을 내놔.
    라는 느낌을 받았다.

    연구 주제라는 걸 만들어내고, 연구 과정들을 기록하고 그 수많은 실패들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누군가가 난 생각하기 귀찮으니 내 문제를 네가 대신 생각해줘 라는 건
    당신이 나 대신 임신하고 아이를 낳아달라 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어떤 쌤이 말했는데 그렇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밤을 고민을 해야 하고, 고통을 참아야 하고, 희망을 품어야 하고, 신에게 기도를 드려야 했을까
    가치 있는 걸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참아내야 한다.

    학문 분야가 기초과학 쪽이라서
    단기로 성과가 나오기도 매우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하는 일 자체도 사실 쉽지 않아서
    눈물을 흘릴 일이 많았었는데.

    그래도
    그 때 매일 매일 고민하고 고생했던 게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되었다
    생각하는 힘. 이해가 안되면 안된다는 걸 인지하고.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고. 왜 해야하는 것인지.
    기술 그 자체보단 그 이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힘.
    논문 몇 번 엎어지고 어찌되었던 다시. 그리도 또다시 시작하다보니 맷집과 함께 생겼다. (원하진 않았지만…)

    회사에서 회의를 하면서 문득.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고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 있어서 끄적끄적 썼다

    생각들이 빛을 보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그 시간마저 주지 않고

    좋은 것, 좋은 어떤 것, 반짝이는 것. 있어빌리티한 것 (특히 에이아이)
    높은 가치를 창출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아서 그랬다

    생각이나 투자는 하기 싫지만
    좋은 건 내꺼야 란 느낌이었다

    임산부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자신의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어쩌면 눈물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과정들 없이
    어떻게 가치 있는 걸 가지고 갈 수 있을까.






error: Content is protected !!